비 오는 날 라이딩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첫 번째 작업이 중요합니다. 젖은 상태 그대로 방치하면 녹이 생기고 부품이 손상됩니다. 시간 순서대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도착 직후 (5분 이내)
자전거를 현관이나 욕실 등 물이 흐를 수 있는 공간으로 가져갑니다.
퀵릴리즈나 스루액슬로 양쪽 바퀴를 분리합니다. 프레임 안쪽과 포크 엔드 부분까지 말릴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잠깐의 이 작업이 나중에 시간을 많이 절약해줍니다.
세척 (15~30분)
- 물로 가볍게 씻어냄
먼저 깨끗한 물로 자전거 전체를 부드럽게 씻어냅니다. 이때 고압은 절대 금지. 호스로 흩뿌리거나 물이 든 양동이의 물을 부드럽게 부어줍니다.
목표는 진흙과 먼지의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 세제로 본격 세척
자전거 전용 세제나 중성세제를 스폰지에 묻혀 프레임, 포크, 시트포스트 등을 닦아냅니다.
체인과 스프라켓은 체인 디그리저로 따로 처리합니다. 진흙과 기름때가 섞여 있어 일반 세제로는 안 빠집니다.
- 스포크와 림 청소
가느다란 솔을 사용해 스포크 사이를 청소합니다. 림 브레이크 면도 꼼꼼히 세척.
- 최종 헹굼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게 깨끗한 물로 완전히 헹굽니다. 세제가 남으면 부품에 자국이 생기거나 장기적으로 부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건조 (30~60분)
건조 과정이 녹 방지의 핵심입니다.
- 마른 천으로 물기 제거
극세사 천으로 자전거 전체를 닦습니다. 프레임 윗면, 아랫면, 안장 등 모든 표면을 닦아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가 있습니다.
- BB 쉘 주변 (물이 고이기 쉬움)
- 시트포스트와 프레임 결합부
- 스템과 포크 결합부
- 핸들바와 스템 결합부
이 부위들은 이음매라 물이 스며들 수 있습니다. 천을 눌러서 수분을 완전히 제거합니다.
- 바람 건조
마른 천으로 닦아도 틈새의 물은 남아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 30분 이상 자전거를 세워둡니다.
가능하면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주면 더 빨리 마릅니다. 드라이기는 너무 뜨거워 고무 부품 손상 위험이 있으니 쓰지 마세요.
- 분리된 바퀴 건조
양쪽 바퀴도 따로 세워두고 말립니다. 특히 허브 축 부분이 완전히 건조되어야 합니다.
윤활 (15분)
자전거가 완전히 마르고 나서 윤활 작업을 시작합니다.
- 체인에 오일 도포
체인 오일을 체인 롤러 하나하나에 한 방울씩 떨어뜨립니다. 페달을 천천히 돌려가며 모든 롤러에 도포.
도포 후 2~3분 대기한 뒤 마른 천으로 체인 외부를 닦아냅니다. 내부 윤활 효과는 남기고 외부 오일은 제거하는 게 목표.
- 변속기 피벗 포인트
앞뒤 변속기의 움직이는 부분 몇 곳에 체인 오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립니다.
- 브레이크 피벗 (주의)
림 브레이크의 경우 캘리퍼 피벗에 소량의 오일. 절대 브레이크 패드나 림 브레이크 면에는 오일이 닿지 않게 주의.
디스크 브레이크는 로터에 어떤 오일도 닿지 않게 합니다. 오일이 로터에 묻으면 제동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 시트포스트 점검
비 맞은 후 시트포스트를 분리해 내부에 물이 들어갔는지 확인합니다. 물이 있으면 닦아내고 카본 그리스(카본 프레임) 또는 일반 그리스(금속 프레임)를 재도포한 후 재조립합니다.
점검 (10분)
마지막으로 주요 부위를 점검합니다.
- 브레이크 작동 테스트
- 변속 확인
- 바퀴 정렬 확인
- 안장과 핸들바 고정 상태
소요 시간
총 작업 시간 약 1시간 30분입니다. 빠르게 하면 1시간, 꼼꼼히 하면 2시간까지 걸립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완전한 작업이 어렵다면 최소한 이것만은 하세요.
- 체인에 물 닦고 오일 재도포
- 프레임 전체 물기 제거
- 브레이크 면 물기 제거
- 바퀴 분리 후 공기 건조
이 정도만 해도 녹은 상당히 예방됩니다.
장시간 방치의 위험
비 맞은 자전거를 3일 이상 방치하면 체인과 금속 부품에 녹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1주일 이상 방치하면 복구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염분이 포함된 비(해안 지역이나 제설제가 뿌려진 도로)에 맞은 자전거는 즉시 세척이 필요합니다. 염분은 일반 물보다 부식을 몇 배 가속시킵니다.
마무리..
재작년 봄 춘천에서 라이딩 중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피곤하다고 바로 씻고 자버렸더니 다음 날 체인이 녹 색으로 변해 있었어요. 전체 체인 교체까지 가진 않았지만 디그리저로 몇 시간 닦아내야 했습니다. 비 온 날은 피곤해도 최소한의 관리는 하시는 게 정답입니다.